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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향탐색/: bO.Ok

적의 화장법 / 아멜리 노통브

by iamlucia 2020. 6. 1.

적의 화장법

 아멜리 노통브 /성귀수 역 /  문학세계사


 처음에는 제롬이 불쌍했고 나도 제롬과 같이 텍셀을 놀리고 무시했다. 하지만 동시에 텍셀의 논리에 설득이 되는 경우도 몇 번씩 있었다. 그럴 때마다 제롬은 소설속에서''비논리적인 변명' '황당한 논리' '궤변' 이라고 말하며 내 생각을 다시 붙잡는다. 내가 좀 더 심리학적으로 박식했다면, 텍셀이 제롬만큼이나 논리적인 말을 하고 있음을 눈치챘을까?

 얕은 심리학적 지식에 비추어 보면, 텍셀은 제롬의 무의식적인 측면, 쾌락 추구만을 목표로 하는 id부분인 것 같다. 나에게는 다행히도? id를 통제하는 ego가 있기 때문에 all-id로 뭉친 텍셀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.

   무의식의 무서움을 또 다른 방식으로 깨닫는 독서가 되었다. 우리는 무의식으로 인해 꿈을 꾸고 잊고 싶은 기억도 다 잊을 수 있고(무의식에게 그 기억을 떠넘김으로써), 때로는 속으로만 생각했던 망상들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와 스스로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.

   책을 읽으면서 묘한 불쾌감이나 불편함이 들 수 있다. 우리는 ego가 있기 때문이다. 이 불편함을 빤히 들여다보면, 건강한 방어기제라고 배웠던 '승화'가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된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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